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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3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호주 (19)


어제 닉 부이치치에 대한 기사를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안 읽어 보셨다면 클릭! Nick Vujicic / 닉 부이치치)

내가 호주에서 느낀 장애인에 대한 것들도 한번 써 보고 싶어 졌다 ^^

'장애인'이라는 표현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의 여러 의견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을 '장애인'이라는 단어로 칭하니 태클은 걸지 마시길. ㅎㅎㅎ



외국에 나가면 자신의 나라와는 다른 것들, 음식부터 해서 예절 등등 에서 '문화충격'을 경험 한다는데

내가 호주에서 가장 먼저 받은 '문화충격'은 장애인에 관한 것이었다.

브리즈번의 가장 번화가인 시티의 퀸스트리트몰(Queen Street Mall)은 일요일 저녁을 빼고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 번잡한 곳에서 불편함의 정도가 스티븐 호킹박사 정도 되는 남자분이 보호자도 없이 특수 휠체어에 앉아서 돌아 다니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남자분에 대해서 아무도 이상하게 쳐다 보거나, 걸어가다가 뒤 돌아 보는 사람들조차도 없다는거!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이후, 저 사람은 중환자실에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사람들도 많이 봤고,

한쪽 팔이 없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민소매 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 휠체어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정도로
주변에서 장애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들의 수로만 본다면, 호주의 장애인 비율이 참 높은 건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


우리나라는? 

길거리에서 흔하게 보이지도 않지만, 자신과 전혀 상관도 없고 피해를 끼치지도 않는 타인들의 시선이 엄청날 것 같다.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다 들 집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고 마음도 아프다. 



호주도 선진국이니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 혜택이 잘 되어 있을거라 짐작한다. 서포트 해 주는 복지 프로그램들도 많고.
(구체적으로 어떤 복지 혜택을 누리고 사는지 조사해 보지 않아 짐작만 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시설 면에서도 장애인들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다.

휠체어도 탈 수 있는 저상버스, 버스에 탈 때 운전석에서 내려 직접 도와 주는 버스기사, 모든 횡단 보도 앞의 경사진 도로턱 등등.

그러나, 그런 물질적, 물리적 잇점들을 떠나서, 장애인들에게 좋은 점은

본인 스스로도 아무렇지 않고, 남들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사람'으로 봐 주니 

눈치 안 보고 길거리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는 것.

좋은 사회다.






호주 출신의 닉 부이치치가 어릴 때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사진을 봤다면 알겠지만, 저 몸으로 어떻게 일반 학교를 다녔을까 신기하고 존경스러울 정도다. 

닉 부이치치가 어릴 때는 멜번 (빅토리아 주)에서 자랐는데,

닉이 학교에 들어가던 시기가 빅토리아 주 법상, 장애학생이 일반학교를 다닐 수 있게 갓 허용된 시기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전에는 일반 학교에 장애학생이 전혀 없던 상황이라, 주변 아이들의 놀림이 너무나 심했고, 덕분에(?) 마음 고생이 더더욱 심했다고 한다.  

참 마음 아프다...ㅠㅠ


호주의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장애 아이들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닉 부이치치의 부모처럼, 몸이 불편하긴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특별히 다를것이 없다고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를 선택해서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 

내가 봤을 때는 사립학교 보다는 공립학교가 장애인에 대한 교육 시스템이 더 잘 되어 있는것도 같다. 

일반 공립학교에는 학교마다 Special education unit이 있고, 각 학교마다 전담하는 장애 종류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학교는 시각장애, 어떤 학교는 청각장애 그런식으로. (물론 없는 학교도 있다.)

그래서, 청각 장애 특수교사가 없는 학교에 다니다 전담 unit이 있는 인근 다른 학교로 전학 하는 학생도 있었고
 (걔는 한국에서 어릴 때 이민 온 학생이었다.),
반대의 경우로 전학 오는 학생도 있고.


두번째 교생 실습 하던 학교는 시각장애 전담 unit이 있는 학교였는데, 

내가 담당하던 반에 시각장애를 가진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일주일에 한시간 정도를 빼고는 다른 아이들과 거의 똑같은 일과로 수업을 듣는데,
하루의 반 정도는 특수교육 전담 교사(special education specialist)나 보조교사가 교실로 와서 옆에서 도와준다. 

걔 책상에는 공책 대신 점자타자기가 있고, 교재가 필요한 수업은 전담 유닛에서 미리 그 학생을 위해 제작한 점자책이 놓여 있었다. 

스페셜리스트가 없을 때는 학급의 친구들이 자진해서 도와주고, 
수업시간 외에 노는 시간에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고, 다른 아이들이 잘 챙겨주고 그랬다. 
놀림이나 따돌림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내가 수업을 계획하고 진행할 때도 항상 그 아이도 참여 가능하게 하고 불편하지 않게 할려고 노력했고,

그 아이도 발표도 잘 하고, 쪽지시험 같은것도 똑같이 쳤고, 가끔은 내가 직접 조금씩 도와 주면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 걸 잘 해 냈고, 

남들과 다른 것은 앞이 안 보인다는 불편함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호주의 일반 학교에 장애 학생이 다님으로 인해,
보통 아이들은 선입견을 갖지 않는 오픈마인드와 배려심 갖게 되고,
장애 아이들도 자신도 남들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제일 장점이 아닐까. 


내가 그리울 때 목소리 들을 수 있게, 내 목소리 녹음해 달라던 아이. ^^
(근데 녹음은 못 해 줬네...ㅎㅎㅎ)
지금도 많이 생각 난다. 항상 행복하게, 힘들지 않게 잘 자라길...



교사과정을 공부할 때도 많이 배운게,
special needs가 있는 학생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으로 가르쳐라는 것이었다.

한번은 체육 교육 과목이었는데 일일 강사로 장애인 강사가 왔었다.
아주 예쁜 20대 중반의 호주 아가씨였는데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장애인 올림픽에서 농구 대표 선수로도 뛰고 있는 정말 예쁜 여자분이었다.

수업 내용은 장애인이 있을 때 어떻게 체육 수업을 진행할지에 대한 특별 강의였는데
수업 내용을 떠나서 참 인상적이었던 수업이었다. 

학부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했고,
친구들이랑 파티도 열심히 하고 정말 열심히 놀던 아주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스물한살 때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 가다가 자동차 사고를 당했단다. 
그로 인해 하루 아침에 하반신에 장애를 갖게 되어서 휠체어 없이는 돌아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단다.
한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도 보냈지만, 
몸이 조금 불편해 진 것 외에는 자신이 크게 변한 것은 없더란다. 
오히려, 휠체어에 앉게 된 덕분에 농구도 시작하게 되었고 국가대표로도 뛰고
사는게 더 많은 재미와 의미가 생기게 되었다면서...

살다보면 자기처럼 언제 어떻게 장애를 갖게 될지는 모른다고, 
그렇게 되어도 똑같은 자신이고, 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들과 다름없는 사람들이라고... 


닉 부이치치가 말한 대로
장애는 육체적인게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는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사지, 육체 멀쩡한 것에 감사하고
정신적 장애인이 되지 않는게 중요하다.



쓰다보니 약간 삼천포로 빠질려고 하는데....ㅋ

아무튼, 호주,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다. 

사람들의 인식도, 사회 인프라도, 복지도. 



한가지 더 말하자면, 

인터넷 게시판 같은데 그냥 지나가다 보면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이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같은 나라들로 이민을 고민하고 있는 글을 가끔 봤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기 쉬운 일이 아니잖아. 

그러나, 호주같은 경우는 이민이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아이가 있는 경우면 거의 이민이 불가능 한게 현실인것 같다. 

일단 신체검사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이민의 문을 닫고 있는 호주가

복지부담이 커지는 사람들에게 아량을 베풀어 문을 열어줄 이유가 없으니...



우리나라의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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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ggie +_+ 트랙백 0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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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비케이 소울 2010.02.24 00:51 신고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개선되길 바래요.. 흠...

  2. addr | edit/del | reply 밋첼™ 2010.02.24 12:27 신고

    인식의 문제인거군요. 장애 라는 것이 자신이 원해서 생기는 것도 아닌데...
    그 "약간의 불편함"을 왜 나쁘게 보고.. 멀리하려하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함께 할 수 있고..
    그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KEN.C 2010.02.24 13:16

    호주가 그렇게 좋은가요?
    주위분들 보면 되게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흑.. 그럼 저도 데꼬가 주세요~~~ ㅎㅎ

  4. addr | edit/del | reply 원 디 2010.02.24 14:13 신고

    정말 그 나라의 선진국임을 증명하는건 그 나라의 장애우들을 위한 특별 기관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른것 같아요 - ^ ^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24 18:37 신고

      우리나라도 소득면에선 선진국인데
      인식 면에서는 아직 좀 부족한 것 같아요

  5. addr | edit/del | reply twik 2010.02.24 17:24

    저도 밴쿠버에 있을 때 많을 걸 느꼈습니다. 거의 8년전 얘긴데.. 사진에 나오는 버스 처음 봤을 때 엄청 신기했어요..
    차체가 낮고 앞 출입문에서 판이 나오면서 쇼바가 내려가 더 낮아져 전동휠체어도 아무런 문제없이 때우더군요.
    일단 장애우가 타면 앞쪽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다 일어나 좌석을 접어 공간을 만들어주고 기사가 나와 흔들리지 않게
    안전장치를 장착하는라 시간이 걸리던데 승객들은 당연한 듯 아무런 불만없이 기다리더군요...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미니밴도 돌아다니는데 놀라운 것은 버스 가격만 받는 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진듯해요..
    외국것과는 많이 비교되지만 그래도 장애인 수용시설을 갖춘 버스도 다니고요...
    이런 버스에 장애우가 타는 걸 본적이 없기에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이 성숙해졌을거라 믿고 싶습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중증 장애우가 있습니다....
    뼈가 약해 잘 부러지고 붙을 때면 휘어져 붙는 희귀병이죠..
    한번은 서울에서 그 친구 휠체어에 때우고 인천에 가야할 일이 있었죠...
    갈때는 장애인 전용 밴을 타고 갔는데요..
    좀 어이없게도 서울 소속 차량이라 목적지까지는 갈수 없고 부평역까지 대려다 줄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암튼 운임은 일반 택시에 1/2~2/3 수준으로 좀 싸더군요...

    돌아올때는 가까운 전철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야했는데 가는 길이 엉망이라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전철을 타고나니 좀 편하더군요... 장애우와 동반자 1인은 운임이 공짜더군요...
    낮시간이라 한적하고 휠체어 놓을 수 있느 칸이 있어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일반인들의 시선은... 음..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긴 해도 애써 왜면하려 하는 인상을 받았죠..
    간혹 아이들이 대놓고 쳐다보는데 부모들이 주위를 주더군요...^^
    글쎄요.. 이 친구 혼자 돌아다닐 수도 없지만 혹시라도 그랬다면 상황은 많이 달리졌을수도 있었겠죠..^^

    뭐 이것 저것 쓰자면 더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그만.....^^
    암튼...
    우리나라가 호주나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날 제가 보고 느낀 것이 극히 일부이긴 해도....
    희망은 보이는 듯 해서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저의 소견이였습니다...^^;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24 18:40 신고

      한국에 안 간지 거의 3년이 되어가서 한국의 상황에 대해 뭐라 말하긴 애매하지만,
      그래도 차츰 나아지고 있을거라 생각해요.
      조금 더 많이 나아지면 더 좋겠죠.
      소견 감사합니다 ^^

  6. addr | edit/del | reply 10071004 2010.02.24 18:15 신고

    시선의 차이가 누군가의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7. addr | edit/del | reply dreamreader 2010.02.24 21:02 신고

    한국의 경우는 아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좀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복지에 대한 예산, 의지도 없고
    복지 강화 얘기하면 좌경빨갱이로 몰아부치는 세력도 있는 듯 해요.
    오로지 무한 경쟁에 의한 등수 줄세우기,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로 유치원 때부터 원어민 영어 교육 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정부, 정당, 그리고 저도 약자에 대한 배려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네요.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24 22:00 신고

      맞는 말씀입니다. 복지행정의 수준이 현정부에서 떨어지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의 무한경쟁, 교육 현실 생각하면 참 답~답~해요.

  8. addr | edit/del | reply 오지코리아 2010.02.25 21:24 신고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의식의 문제죠.
    일반인들이 장애인에 대해서 갖고있는 편견이 더 큰 문제라는거죠.

    보통사람이랑 다르지않고 단지 어떤 장애만 있을뿐인데,
    장애 그자체를 나와 다른요소로 생각하니까 '다른사람'이 되는거고,
    다른사람과는 어울리는 것을 꺼려하게 되니 '따돌림'이나 '차별'을 하게되는것...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된것 같습니다.

  9. addr | edit/del | reply 보시니 2010.02.27 22:53 신고

    정말 부러운 사회 환경이네요.
    우리나라도 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선진국 못지않은 환경이 생기리라고 믿습니다.!

    근데.... 쇼트트랙의 휴이시 심판같이 판단장애 있는 사람들의 격리 시설은 따로 없나요 ㅠㅜ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28 22:15 신고

      네, 좋은 환경이죠.

      보시니님도 휴이시 때문에 열 받으셨군요.
      Take it easy 하세요~~~

  10. addr | edit/del | reply 2010.10.08 22:46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