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사진 얘기도 아니고 브리즈번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아니고

다소 개인적인, 제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



제가 하는 일은, 즉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호주의 공립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른 일도 하긴 해요 ^^)

어디가서 초등학교 교사라고 말하면 뭘 가르치는지 궁금해 하시는데 (특히 한국분들) 

한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처럼 전과목 다 가르칩니다. 일부 specialist (전담교사?)들이 가르치는 미술, 음악, 체육 그런거 빼고.


호주 초등학교의 교과목들은 (주마다 조금씩 다른데, 제가 있는 Queensland주에서는)

English, Maths (호주에서는 Math라고 안하고 끝에 s까지 붙여서 써요), Science, SOSE (Studies of Society and Environment, 사회), Technology,  Arts, HPE (체육), LOTE (Language other than English) 이렇게 8과목이고

특이한 점은 수학을 빼고는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교과서가 없으면 뭘로 가르쳐? 궁금하실텐데,

Syllabus 나 "Essential Learning" (교육 요강?) 이라고, 교육부에서 정해 놓은 학년별, 레벨별 큰 틀에 따라서 (예를 들면, 3학년 수준의 사회과목에서는 호주 주변국의 지리, 역사 등등을 배우고 호주와의 관계에 대해 안다. 뭐 이런식으로 좀 거시적으로 적어 놓은거),

학교 단위에서 교장-교감-교과부장(?)-학년 교사들이 의논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 가르칠지 정하고

학급의 교사들은 가르쳐야 할 중요한 내용들을 자기 방식대로, 원하는 티칭 방식으로 가르쳐요.

어떨 때는 도서관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애들 스스로 리서치하게도 할 수 있고, 그룹별로 과제를 주기도 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강의식으로 할 수도 있고,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서 프레젠테이션을 해도 되고, 드라마(연극) 수업으로 내용을 가르쳐도 되고, 비디오도 보고 등등

정말, 교사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어떤 아이디어라도 최고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면 OK.

또, 크게 봤을 때는 사회과목에 해당하지만 (예를 들면, 호주 원주민에 대한 이해) 다른 과목들과 접목시켜서 해도 되고, 하기를 권장하고.

한마디로, 교사들의 티칭 자체도 틀에 얽매이지 않은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나 할까?  



저는 여기서 교사과정 공부할 때 총 합해서 20주간 교생실습(이것도 한국보다 훨씬 길죠?)을 하면서, 졸업하고 학교라는 현장에서 애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여태까지 거의 살아 온 나라인 '한국'을 기회되는 한 자주 가르칠려고 혹은 접하게 할려고 해요.

어차피 호주라는 나라와 아시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이해를 교육의 틀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하니 잘 된 일이죠.

그래서 학교차원에서나 주변 교사들도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이고, 아이들도 새로운 세계를 저를 통해 접할 수 있으니 좋아한답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대해서만 가르치는 건 아니고, 곱셈, 뺄셈, 구구단, 컴퓨터, 읽기, 쓰기, 드라마, 실험 등 그런것도 다 해요~ ㅋㅋㅋ) 



장화홍련, 흥부와 놀부 등등의 전래 동화 영어로 된 책도 구해서 Reading corner에 두면 애들이 읽어보고 좋아하고, 감상평 같은걸로 발표, 토론도 하고,

한국어 간단한 말들, 인사법이나 예절 그런것도 가끔 재미로 가르쳐주고, 수업 마치고 집에 갈때는 한국식으로 인사하는 날도 있고, 

애들 이름 한글로 바꿔서 적어주면 (Stephanie -> "스테파니") 정말 정말 좋아하고, 집에 가서 연습하는 아이들도 가끔 있어요 ㅋㅋㅋ.

김밥, 불고기 요리 수업도 하고, 

비닐봉지랑 돌맹이로 제기도 만들고, 나가서 제기차기도 하고, 닭싸움도 시키고

미술시간에는 어설픈 동양화도 그리고, 한국식 종이접기도 하고.

10원짜리 동전을 상품으로 걸고 약간의 경쟁을 시키기도 하고,

원래는 상품으로 사탕같은 거 안 주는게 정석이지만, 가끔 한국사탕도 줍니다. 제일 인기 있는 건 H제과의 '자두맛사탕' ㅋㅋ

더 진지하게 한국의 지리, 역사, 문화, 사회에 관한 내용도 가르치고 배우고 평가까지.

우리나라 '한국'이 저한테는 무한한 가르칠 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아이들은 아시아 국가중의 하나인 한국에 대해 즐거운 learning activities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게 되고, 많은것을 배우고 이해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고.

서로 서로 win-win!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의 복습을 위한 제가 직접 만든 학습게임. ㅋ

아침에 일찍 오는 아이들이나 다른 시간 중에 해야 할 일을 일찍 끝내는 아이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게임! ㅋㅋㅋ

저 게임 할려고 일부러 일찍 오는 아이들도 있어요 ㅋㅋㅋ




어설픈 동양화 ㅋ

그래도 애들 너무 잘하지 않았나요? 박수 짝짝!




저렇게 그린 수묵화(?)는

김밥과 불고기 요리 수업을 위한 레시피 북의 커버로 활용.

한국에 대해 배우는 건 사회과목, 그림은 visual art, 레시피 쓰기도 영어교과의 일부, 타이핑 하는 건 컴퓨터 스킬,
요리하면서 듣고 따라하는것도 listening skill의 일부, 계량 하는건 수학의 일부, 북 메이킹도 literacy 발달의 일부.

크게 보면 한가지지만 그 안에 여러 가지를 엮어서 가르칠 수 있답니다.

(밑에거는 제가 샘플로 만들어서 보여준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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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ggie +_+ 트랙백 1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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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twik 2010.02.09 19:49 신고

    현지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영어 실력과 다양한 교재를 만들어내는 창의력~~~ 부럽습니다~~^^
    저도 교원 자격증도 있고 실습도 나갔었는데... 저런 멋진 교재를 만들어가며 가르치지는 못할 듯..ㅋ...
    멋진 한국인이십니다~~~~~~!!

    이것 생뚱맞는 질문인데....
    호주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뭔가요??
    캐나다에 있을 땐 의외로 감자탕이 엄청 인기가 좋았거든요...^^.
    오지들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09 20:21 신고

      :)

      감자탕... 그러고 보니 브리즈번에는 파는데가 거의 없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제일 인기 있는건 고기 구워 먹는 코리언 바베큐인 것 같아요. 쌈장도 좋아해요.
      아니면, 흠... 비빔밥? 파전도 맛있는 집에서는 인기 많고, 순두부찌게 좋아하는 사람들도 더러 봤고, 소주도 인기 많아요 ㅋㅋ
      김치는 젓갈냄새와 매운맛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고.

  2. addr | edit/del | reply 밋첼™ 2010.02.09 21:14 신고

    최곱니다!!! 지금까지 eggie 님의 작품들을 보며 감탄하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사진 작품에선 예술적인 센스를 보여주셨는데.. 그 외에.. 직업적으로도 프로페셔널 이시군요^^

    포스팅하신 글을 읽어보니.. 호주에서는 선생님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성향과 생각이 많이 틀려지겠습니다..
    틀에박힌 교과서와.. 그것을 읽고 외우는 한국의 교육과는 비교자체가 안되는군요.

    제 직업은.. 개발자.. 소위 말하는 프로그래머 인지라.. 한국에서는 수명이 그리 길지 못하답니다^^;;
    그래서.. 기술 이민을 생각하고 있고.. 그 중의 첫번째 나라가 호주인데... 더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을 하는군요.

    eggie 님의 교육 덕분에.. 한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아할 아이들이 늘어나겠습니다^^
    차후에 기술이민을 가게 된다면.. 제 아이들은 eggie 님 학교에 보내야겠어요..ㅎㅎㅎ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09 22:44 신고

      항상 긍정적인 코멘트 달아 주시고...감사합니다 ^^

      젊은 선생님들과 나이 든 선생님들이 수업 방식이 많이 다르긴 해요. 각각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한국의 교육과는 너무나 다르죠. 물론 그에 따른 결과도 다르고...

      호주 기술 이민이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답니다.
      어제는 갑자기 바뀐 이민법 발표도 있었고,
      영주권 딸 목표로 여기서 헤어드레싱, 회계, 요리 그런거 공부하던 수많은 유학생들이 패닉상태에 빠져있어요.
      호주도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영향을 받고 있고, 자국민의 일자리도 걱정해야하는 판에, 이민자를 많이 안 받을려고 노력하는 듯 해요.
      이민 생각 중이시면, 언제 또 이민의 문을 열었다 또 갑자기 닫을지는 호주 정부 마음이니까, 조금씩 준비 하셨다가 (영어나 경력) 기회가 왔을 때 확~ 잡으세요.
      자녀들이나 노후의 여유로운 삶을 생각하면 호주 그리 살기 나쁘진 않죠 :)

  3. addr | edit/del | reply HappySky™ 2010.02.09 23:59 신고

    댓글타고 왔습니다...호주에 계시나봐요....친구 녀석이호주 시드니에 지금 있어서(이민주비하는친구죠) 그런지 반갑네요....

    블로그잘구경하고갑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보시니 2010.02.10 09:44 신고

    우아~~
    호주 아이들이 그린 동양화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네요~
    아주 훌륭하신 선생님인것 같아요~ 아이들 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ㅎㅎ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10 17:18 신고

      아이들은 뭐든 할 수 있는
      창의력으로 똘똘 뭉친 스폰지같은 존재? ㅎㅎ

  5. addr | edit/del | reply 오지코리아 2010.02.10 09:52 신고

    애기님이 '의지의 한국인' 이셨군요.

    사진이 좋은것 같아서 사진관련 일하시는줄 알았더니,
    외국인으로 그렇게 어렵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네요.
    축하드립니다.진짜 좋은 직업을 갖게되셔서.

    외국인으로서 제대로된 직업 갖기가 힘든데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선생님이 되셨으니..대단해요^&^

    여행도 많이 하셨고,
    사진도 잘 찍으시고,
    또 동양인이라 신기하고,
    학생들에겐 완전 '짱'인 선생님일걸로 짐작됩니다.

    본인이 즐겁고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음이 삶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 생각해요.
    파란하늘에 하얀구름으로 그림 그리듯 마음껏 실력을 뽐내시길 바래요.
    그리고,
    항상 건강하세요^^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10 17:22 신고

      감사합니다 ^^
      좋아하는 일이고 보람도 있는데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어요.
      특히나 비영어권 아시아 출신 교사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간혹 있어서...
      그래도,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느니 행복한 거겠죠?

  6. addr | edit/del | reply 10071004 2010.02.10 19:03 신고

    많은 것을 배운다는게 중요하겠죠... 좀더 넓은 시선과 깊은 마음으로요...

  7. addr | edit/del | reply 비케이 소울 2010.02.11 11:21 신고

    아.. 정말 좋은 이야기를 본거 같습니다.

    한국 초등학생아이들이 급 불쌍하단 생각이 듭니다.. 어설픈 영어 수업에다

    무지막지한 학원수업과 숙제들... 에구 불쌍해라.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11 19:26 신고

      저도 한국 초등학생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ㅠㅠ
      아이들은 놀아야 하는데.

  8. addr | edit/del | reply 원 디 2010.02.11 14:54 신고

    와 +_+ 선생님이셨군요 - !
    우러러볼수록 높아만집니다 잇힝 :)

  9. addr | edit/del | reply 미뇽(: 2010.02.12 21:35 신고

    우와.. 포스팅을 읽는 내내 감탄사만 연발..!!
    정말 멋진 선생님이세요~
    호주같은 교육환경에서 제가 초등학교를 다녔다면 지금보다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당.
    만약 결혼해서 아이가생긴다면 정말 이런 교육이 있는 곳으로 가서 살고싶을것같아요.

    정말 멋지세요 멋지세요~ 이말밖엔 안나와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13 11:58 신고

      애들 키우기에는 서양 국가들이 좋을 것 같긴해요.
      틀에 박히지 않고 경쟁에 애들을 내 몰지도 않으니.

  10. addr | edit/del | reply KODOS 2010.02.12 23:37 신고

    모토로이에서 포스팅합니다.
    정말 감명 깊게 글을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교육정책이 좀 바뀌어서 eggie +_+님 같은 선생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좀 있으면 구정인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addr | edit/del eggie +_+ 2010.02.13 11:59 신고

      우리나라 교육정책, 시스템, 관행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에효.
      SJ님도 설 잘 보내세요 :)

  11. addr | edit/del | reply 나이트엔데이 2010.02.14 05:20 신고

    멋지시네요. 몇십년후에 한국의 좋은 점만 떠올리는 호주인들이 엄청 늘어나겠네요 나비효과처럼... 훌륭하십니다.

  12. addr | edit/del | reply Jiny Jung 2010.03.29 20:12 신고

    자랑스럽다....^^

  13. addr | edit/del | reply donga 2010.12.18 18:59 신고

    잘 하고 계시네요. 몇해 전 호주 여행 갔을 때 학생들이 학습지 들고 다니면서 본고 느낀대로 적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는 언제 저헐게 해 보나 하고 부러워했었답니다. 중학교 아이들 국어를 가르치고 있답니다. 호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아주 의미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늘 우리나라를 알리는 일 열심히 하세요. 건강해야 아이디어 무궁무진하게 생겨납니다.

  14. addr | edit/del | reply 2016.11.19 20:57

    비밀댓글입니다